겨울맞이 꾸러미를 보내고
안녕하세요, 태평양 건너 멀리 미국 캘리포니아에 와서, 겨울맞이 꾸러미를 마무리하는 메일을 적고 있습니다. 출국 전 꾸러미 발송에 더해 여러 일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다소 바쁜 마음으로 꾸러미를 챙겨 보내야 했는데요. 무사히 잘 받아보셨을지요? :-)
이번 '계절의 블렌딩'에서는 제가 두루 소개하고픈 동서양의 여러 허브들을 총출동시키느라 재료의 종류가 확 늘어났어요. 처음 봉투를 열었을 때 느껴지는 향기는 강렬하지만, 맛은 그보다는 순박한 느낌이 든다고 저는 느꼈는데.. 여러분들은 어떤 인상을 받으셨을지, 어떻게 드시고 계실지 궁금합니다. 아참! 지난번 안내문에는 '75~80도 따뜻한 물'에 우리라고 적었는데요, 뿌리와 열매 종류가 더 많이 들어간 이번 허브차는 살짝 더 높은 '80~85도'로 안내해드렸습니다. 제가 추천하는 방법이긴 합니다만 반드시 정해진 정답은 없으니 ^^; 차의 분량도 물의 온도도,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맛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.
* 블렌딩 노트 다시 읽기 https://bit.ly/49Pbtek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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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눈 내린 밤에 달 밝은 하늘', 이번 블렌딩 허브차의 이름은 블렌딩 노트에도 적었듯이 '채근담'이라는 책에서 만난 구절인데요, 혼란스럽던 탄핵 소식을 접하고 조마조마해하며 떠올렸던, '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'라는, 널리 알려진 문장과도 이어져 있다고 여기면서, 여러 의미를 담아 붙인 이름이었습니다. 다행히 가결은 되었지만 여전히 혼란스런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, "어둠은 빛을,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"는 진리를 되새기면서, 꾸준히 지켜보고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, 내 자리에서 소중한 일상을 더 잘 꾸려나가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습니다.
처음 이번 블렌딩을 구상하던 때 막연히 떠올리고 있었던 다른 이름은 '아타타카이', 일본어로 '따뜻한'이라는 단어인데요, 무언가 따뜻한-포근한-훈훈한 단어가 들어갔으면 했어요. 이번 차를 만드는 동안 자주 찾아들었던 일본의 뮤지션 '쿠루리'의 노랫말에 등장하는 그 발음이 참 좋기도 했고요, 차를 마시는 분들께 제일 먼저 떠올랐으면, 하고 바라는 느낌이기도 했거든요. 이름에서는 탈락했지만, 제가 바랐던 그 '아타타카이함'이 전달되길 바라며, 무척 좋아하는 쿠루리의 '온천' 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 링크를 함께 보냅니다. 차를 마시면서 들어보셔요 :-)
* あたたかい - 1 따뜻하다. / 2 온도가 차지 않다. / 3 포근하다, 훈훈하다, 다정하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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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 사진은 엊그제 이곳 근처의 트레킹 코스에서 만난 '캘리포니아 세이지'에요. 쑥 같으면서 더 달콤하고 향긋한 내음이 좋았고요, 곳곳엔 야생 로즈마리도 파란 꽃을 환히 피우고 있었답니다. 그리고 이 메일의 맨 꼭대기에 있는 나른한 곰돌이 사진은요 ^_^ '겨울철에 좋은 허브'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칼럼에 등장한 친구입니다. 흥미롭게 읽었던 그 글을 한국어로 옮겨봤어요.
"겨울의 우울함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, 이 모든 게 자연스러운 세상의 방식이며 어둠은 빛과 생명의 선구자로서 큰 순환 속에서 하나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입니다."
"계절의 순환을 존중하는 것은,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먹으려는 자연스러운 본능을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. 아유르베다에서 겨울은 '카파' 시간으로, 봄에 다가올 '굶주린 시기'를 위한 자원을 구축하는 시간입니다. 봄 시기의 사람들은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것이고, 저장해둔 식량은 거의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. 평소 체중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면, 겨울에 일시적으로 체중이 늘어날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. 마찬가지로 여분의 수면 역시 생물학적으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." * 전체 글 읽기 : https://bit.ly/3DojTx0
이 글에서 소개하는 약초들은 '브라미/시나몬/고투콜라/로즈마리/세인트존스워트' 다섯 가지인데요, (저도 '브라미'나 '고투콜라'는 한번도 안 써봤어요.. ^^;)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쉬운 약초들 중에서 겨울철 건강에 이로운 것들을 좀 더 찾아보았습니다. 자료가 아주 많이 나오는데요, 계피, 생강, 쑥, 둥글레, 감초, 당귀, 도라지 들은 꾸준히 등장하네요. 추운 계절 으슬으슬한 몸에 온기를 더해주고, 면역력을 높여주는 고마운 약초들을 더 가까이하며, 건강하게 겨울날을 보내시길 바랍니다. 충분히 잘 쉬며, 편안한 휴식을 누리는 따스한 연말연시 보내시고요!
올해도 '곰과 호랑이 허브'와 쭉 함께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. 다음 꾸러미는 3월 초, 봄소식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. 안녕히 계세요 (^ㅇ^)//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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